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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향연, 온라인 살롱

타임슬립의 묘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04)리뷰

by Saenol 2023. 11. 6.

안녕하세요. 새놀살롱(Saenol Salon)입니다.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네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비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비를 참 좋아합니다.
공기도 상쾌해지고, 뭔가 차분해지고, 바람을 타고 오는 흙냄새도 좋기 때문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꼭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벌써 개봉된 지 20년 가까이 된, 일본의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해서 2018년에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었지요. (소지섭&손예진 주연) 
제가 고등학생 때 본 영화인데, 그 뒤로도 생각이 날 때마다 종종 보곤 합니다.

주연배우들이 이 작품을 찍으면서 가까워져 실제 결혼하게 된 사례로 유명해진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럼 어떤 내용인지 한번 같이 보실까요?
 

 
⭕ 연출 : 도이 노부히로
주연 : 다케우치 유코, 나카무라 시도
⭕ 개봉 : 일본 2004년 10월, 한국 : 2005년 3월, 2018년 4월(재개봉)
⭕ 제작사 : 엔케이컨텐츠
⭕ 평가 : ⭐⭐⭐⭐⭐
 

1.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줄거리

아내 미오(다케우치 유코)를 먼저 떠나보낸 아이오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와 그의 6살 난 아들 유우지(다케이 아카시)는 아내가 없는 공백을 여실히 느끼면서도 둘이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 둘에게 남은 것이라곤 죽은 아내의 위패와 그녀가 남긴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오겠다는 말이 적힌 그녀가 만든 동화책 속의 약속 한마디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비 오는 어느 날, 늘 세 식구가 같이 놀러 가던 숲에서 산책을 하던 타쿠미와 유우지 앞에 세상을 떠났던 미오가 정말로 살아서 나타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타쿠미와 유우지 두 부자는 그런 미오를 따뜻하게 맞아들이고, 그녀도 그런 둘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세 가족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남편 타쿠미는 기억이 없는 미오에게 학창 시절 같은 반 친구였던 자신들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했고, 결혼을 했는지에 대해 모든 과정을 들려줍니다.

미오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너무나 자상하고 따뜻한 타쿠미와 귀여운 유우지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비록 타쿠미가 들려주었던 과거의 이야기들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남편 타쿠미와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집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두 번째’ 사랑을 맺어갑니다.

또 두 사람의 아들인 유우지 역시 엄마를 다시 만나게 된 사실에 너무나 큰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안정감을 찾아갑니다.
 
기억 없는 삶에 적응하기 시작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미오는 어느 날 유우지가 보관하던 타임캡슐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오는 거기서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쓴 일기를 발견하고, 일기 속에 자신이 6주 후, 비의 계절이 끝남과 동시에 타쿠미와 유우지를 떠나게 될 것이 적어놓은 글을 발견하곤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미오는 왜 타쿠미와 유우지의 곁으로 돌아왔던 것일까요?
모든 답은 미오가 남긴 일기 속에 명확하게 쓰여 있습니다.
 

나를 기다려 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2.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작품적 특징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타임슬립” 기법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갑니다.
 
한 때는 잘 나가는 운동선수였지만, 너무나 운동에 매진한 나머지 오히려 일반인들보다도 몸이 안 좋아진 아빠와 귀여운 어린 아들이 하늘로 떠난 엄마 없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부터 시작을 하는데,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한 연출이 참 인상 깊습니다. 

엄마가 죽기 전 만들어 주고 간 동화책에 적힌 엄마의 약속처럼,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두 부자는 엄마가 약속했던 비의 계절, 약속의 장소로 향합니다. 

거짓말처럼, 유우지의 엄마이자 타쿠미의 아내인 미오가 나타납니다. 모든 기억을 잃은 채로 말입니다.
 
너무나 반가운 두 부자(父子)와 이런 두 사람을 낯설어하는 그녀는 기억을 찾기 위해 두 사람의 집으로 따라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남편이라 주장하는 그 남자에게서 지난 과거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고등학교 학창 시절까지 거슬러 갑니다. 

10대부터 20대까지, 그들은 수줍게 그리고 또 때로는 최선을 다해 열렬히 사랑합니다. 
그 사랑의 결실로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도 얻습니다.
그리곤 그 사랑은 몇 년 가지 못하고 아내의 죽음으로 끝난 듯 보였는데, 아내가 나타난 것입니다. 
 
영화는 10대 시절의 두 사람의 사랑과, 20대 시절의 연애, 그리고 이제 아이의 부모가 된 현재의 시점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영화 말미에, 그들은 다시 20대의 연애 초반 시절로 돌아옵니다.
 
남자친구인 타쿠미가 병으로 인해 운동선수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좌절했던 그때로 말입니다.
타쿠미는 너무나 사랑했던 여자친구 미오에게 안타까운 이별을 고합니다. 
타쿠미는 자신의 인생조차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너무나 사랑하는 미오를 위해 그녀를 보내주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당황한 미오는 타쿠미를 찾아가 보지만 거절당하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도 막을 내리나 싶을 무렵, 미오가 너무 보고 싶었던 타쿠미가 미오의 학교를 찾아가게 됩니다. 
미오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다른 남자의 모습을 보고 도망치듯 떠나는 타쿠미의 뒷모습을 본 미오는 그를 부르며 뛰어가다 교통사고가 납니다. 
 
의식을 잃은 후, 미오는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꿉니다. 앞서 전개되었던 모든 이야기들은 20대의 미오가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는 꿈이었던 것이죠.

꿈에서 깨어난 미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을 합니다.
지금 타쿠미를 찾아가 그와 결혼하면, 서른 살도 살지 못하고 죽어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용기 있게 그 사랑을 선택합니다. 
유우지를 세상에 낳아주고 싶고, 타쿠미와의 사랑을 완성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를 넘나들며 그들은 첫사랑을 완성해 갑니다. 
 

3.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추천하는 이유

너무나 빠르고 각박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사랑은 때로는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취업과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는 “3포 세대”로 불릴 정도니까요. 
그럼에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때로는 계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감정에 솔직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그런 사랑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이 영화가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순수하게 사랑했던 그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 따뜻한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새놀살롱(Saenol Salon)의 영화 리뷰였습니다.
다음 포스팅 때 뵙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