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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인문 고전 독서 추천 시리즈의 첫번째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의 배경과 간략한 스토리, 그리고 작품 주제의 특징 등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오늘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제 2 편으로 구성하여, 지난 시간에 못다 한 이야기들에 대해 포스팅하려 합니다.
그럼 모두 함께 살롱으로 떠나보실까요? :)
1. 주인공 아킬레우스의 결말
지난 시간에 포스팅 해드린 대로, 호메로스가 쓴『일리아스』서양 고전 문학의 가장 오래된 문학 중 하나로, “분노”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대서사시인데요.
주인공 아킬레우스는 처음에는 자신의 여종을 빼앗은 아가멤논에게 분노하다가, 자신의 심복인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적군의 장군 헥토르에게 그 분노를 쏟아붓습니다.
아가멤논에게 분노한 나머지 거듭 참전을 거부하던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가 죽은 일로 인해 마음을 바꿔 결국 참전하게 되고, 자신의 원수 같은 헥토르를 죽임으로써 복수에 성공합니다.
복수에 성공한 영웅, 그에게 두려울 것이 무엇일까요? 기세등등하게 승전보를 올린 그리스 최고의 영웅이 된 아킬레우스, 그런데 그가 얻은 승리의 끝은 오히려 스스로를 파멸과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일리아스』가 갖는 작품적 특성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에게 비극성을 더함”으로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사실 아킬레우스는 “분노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거만하고 다혈질적인 성품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펠레우스는 일찌감치 아들인 아킬레우스의 이런 성품을 잘 알고 있었죠.
아킬레우스는 툭하면 주변 사람들과 말싸움을 벌여 아버지의 근심거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성품이 어디 갈 리가 없죠! 펠레우스가 우려했던 대로, 이런 아들의 성미는 결국 아가멤논과의 신경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죠.
여종을 빼앗아 간 일로 아가멤논에게 격분한 아킬레우스를 보며 아버지 펠레우스는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당부하지만 아킬레우스는 듣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가멤논의 화해 제안 마저 거듭 거부하죠.
거만한 아킬레우스가 더 얄미워 보이는 이유는 그의 출중한 실력 때문일 겁니다.
아킬레우스는 적장 헥토르를 죽이며 화려하게 복수에 성공합니다.
그 복수에 대한 승리는 자신의 가치를 한껏 드높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 같았지만, 적군의 영웅이기도 했던 헥토르의 죽음은 곧 또 다른 영웅인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이것이 『일리아스』속에서 “불멸하는 신”들이 “필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 영웅”들에게 부여한 운명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일리아스』가 갖는 또 다른 작품적 특성이기도 하죠.
2. 단명하는 아킬레우스의 운명
아킬레우스의 운명은 아킬레우스가 어머니 테티스의 말을 회상할 때 예언되어 있습니다.
나의 어머니 은족의 여신 테티스께서 내게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상반된 죽음의 운명이 나를 죽음의 종말로 인도할 것이라고 하셨소. 내가 이곳에 머물러 트로이아인들의 도시를 포위한다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막힐 것이나 내 명성은 불멸할 것이오. 허나 내가 사랑하는 고향 땅으로 돌아간다면 나의 높은 명성은 사라질 것이나 내 수명은 길어지고 죽음의 종말이 나를 일찍 찾아오지도 않을 것이오.
정리하자면, 아킬레우스의 운명은 이미 신이 정해놓은 것이었습니다.
만약 아킬레우스가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트로리아 사람들이 사는 이 도시를 포위하여 공격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죽음에 이름) 되지만, 그는 높은 명성을 얻게 될 것이고, 전쟁을 포기하고 고향 땅으로 돌아간다면, 명성은 얻을 수 없지만 대신 긴 수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이죠.
3. 『일리아스』의 명장면,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와 아킬레우스의 만남
용맹한 아킬레우스는 불멸의 명성, 곧 죽음을 선택합니다.
아킬레우스는 적장 헥토르의 시신을 전차에 매달아 끌고 가며 트로이아인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합니다.
헥토르의 아버지이자 트로이의 왕인 프리아모스는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아킬레우스가 있는 곳으로 방문합니다.
죽은 아들의 시신을 찾으려 비통해하는 아버지인 프링아모스 왕이 아킬레우스를 만나는 대목은 『일리아스』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위대한 프리아모스는 그들 몰래 안으로 들어가서는 가까이 다가가 두 손으로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자기 아들들을 수없이 죽인, 남자를 죽이는 그 무시무시한 두 손에 입 맞추었다. …(중략)… 아킬레우스는 신과 같은 프리아모스를 보고 깜짝 놀랐고 다른 사람들도 놀라서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에게 프리아모스는 이런 말로 애원했다. “신과 같은 아킬레우스여, 그대의 아버지를 생각하시오!”
프리아모스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자비를 베풀어 달라 간청합니다.
결국 그는 아킬레우스에게 직접 무릎을 꿇고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애원하죠.
아무리 거만하고 비정한 아킬레우스라도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심정을 외면할 수 없었나 봅니다.
아킬레우스는 아들을 죽인 원수이자, 동시에 적장(敵將)이기도 한 자기의 손에 입을 맞추며 아들의 시신을 달라고 애원하는 프리아모스의 애틋한 부정(父情)에 복잡한 감정과 연민을 느끼며 함께 소리 내어 웁니다.
아킬레우스는 결국 헥토르의 시신을 정성스럽게 수습해서 프리아모스에게 건넵니다.
비록 적이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우리가 이 대목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약자가 강자에게 간청하는 기술과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예의입니다.
4. 인간의 운명 - 제우스 궁전의 마룻바닥에 놓인 두 개의 항아리
프리아모스의 간청을 받아들인 후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수습해 주고, 프리아모스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줍니다.
바로 제우스의 궁전 마룻바닥에 놓인 두 개의 항아리에 관한 이야기였죠.
두 개의 항아리 중 하나에는 나쁜 선물이 들어 있고, 다른 한 항아리에는 좋은 선물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제우스가 이 두 가지를 섞어서 주는 사람은 때로는 궂은 일을 겪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일을 겪게 됩니다.
만약 제우스가 나쁜 것만 준다면, 그것을 받은 사람은 멸시의 대상이 되고, 신을 비롯해 인간에게도 존경받지 못할뿐더러, 심한 가난과 궁핍에 쫓겨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운명이 된다는 것입니다.
제우스는 아킬레우스 아버지 펠레우스에게 어떤 항아리에 있는 선물을 주었을까요?
애석하게도 제우스가 펠레우스에게 준 것은 나쁜 선물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아꼈던 외아들 아킬레우스를 일찍 잃게 될 운명이 주어진 것이라는 거죠. 그리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놀랍게도 아킬레우스 자신이었습니다.
“늙어가시는 그분(아버지)을 나는 돌봐드리지 못해요. 고향에서 멀이 떨어져 여기 트로이아에서 앉아 나는 그대(프리아모스)와 그대의 자식들(헥토르와 군사들)을 괴롭히고 있으니까요.”
『일리아스』는 작품 구석구석을 통해 그리스 특유의 “인간과 신들의 관계”에 대해 풀어나갑니다. 인간의 운명은 곧 신들에게 있다는 당대의 생각들을 문학에 잘 녹여냈죠.
자, 오늘은 서양 문학의 최고(最古) 문헌 중 하나로 알려진 『일리아스』의 주인공인 아킬레우스의 결말, 그리고 그런 결말을 가져오게 만든 “인간의 운명은 신에게 있다”는 사고방식이 『일리아스』 속에서 어떻게 풀어져 나가는지, 그리고 명장면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다음에는 더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롭고 놀라운 지식의 향연, 온라인 살롱, 새놀살롱(Saenol Salo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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